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천장이 핑 돌았다면, 대개 두 가지를 먼저 떠올리십니다. 혈압이 떨어졌나, 아니면 머리 속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르신들의 어지럼을 살펴보면 머리가 아니라 귀 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몸의 균형을 잡아 주는 기관이 귀 안쪽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누울 때나 돌아누울 때 유독 세상이 도는 느낌을 겪으시는 분, 그리고 어지럼 때문에 바깥 나들이가 줄어든 부모님을 둔 자녀분들을 두고 씁니다.
어지럼은 노년의 활동을 가장 많이 깎는 것 중 하나입니다

지역사회에 사시는 어르신에게 어지럼과 균형 장애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핀 체계적 문헌고찰이 있습니다. 이 총설은 어지럼과 균형 문제가 노년의 장애를 만드는 큰 원인 가운데 하나 로 꼽힌다고 적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향은 단순히 「어질어질하다」 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움직임이 줄고, 씻고 입고 장 보는 일상 동작에 제약이 생기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까지 줄어드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어지럼을 겪고 나면 또 어지러울까 봐 조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덜 움직이고, 덜 움직이니 균형 감각이 더 무뎌집니다. 어지럼 자체보다 이 되먹임이 생활을 더 좁힙니다.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시험 스물두 건을 모았습니다

앞의 총설은 여러 자료원을 훑어 65세 이상 어지럼 환자를 다룬 무작위 대조시험 20건과 비무작위 시험 2건, 모두 1,876 분의 자료를 조건에 맞춰 골랐습니다.
다룬 방법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전정재활이 가장 많은 열두 건에서 다뤄졌고, 컴퓨터를 쓴 전정재활이 다섯 건, 타이치를 전정재활로 쓴 것이 세 건이었습니다. 귓속 반고리관의 위치를 되돌리는 방법과 도수치료가 각각 한 건씩 있었습니다.
결과는 한 방향으로 깔끔하게 모이지는 않았습니다. 시험마다 방법과 재는 잣대가 제각각이라 숫자를 하나로 합치지 못하고 서술로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도 짚어 둘 것은 있습니다. 어지럼을 두고 「나이 들면 다 그렇다」 며 손을 놓는 대신, 운동과 재활로 접근한 시험이 이만큼 쌓여 있다는 사실입니다.
3주 동안 열다섯 번, 무엇이 달라졌나

좀 더 구체적인 시험도 있습니다. 어지럼으로 이비인후과를 찾은 65세 이상 32명을 두 무리로 나눠, 한쪽은 가상현실을 곁들인 전정재활을, 다른 쪽은 통상적인 전정재활을 받게 했습니다.
양은 같았습니다. 하루 30분씩 주 5회, 3주에 걸쳐 모두 15회 했습니다. 어지럼 증상 척도와 어지럼 장애 지수, 균형 검사와 일어나 걷기 검사, 넘어짐에 대한 두려움, 불안과 우울까지 함께 쟀습니다.
치료가 끝난 시점에는 가상현실 쪽에서 감정 영역과 일어나 걷기 검사가 더 좋아졌고, 6개월 뒤에는 어지럼 증상과 장애 지수, 균형과 불안에서도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어느 쪽이 이겼느냐가 아닙니다. 두 무리 모두 3주짜리 재활을 받았고, 그 효과가 6개월 뒤에도 남아 있었다는 점입니다.
집에서 먼저 가려 볼 것

어지럼도 결이 다릅니다. 언제 어떻게 어지러운지를 적어 두시면 진료실에서 훨씬 빨리 가려집니다.
● 누울 때나 돌아누울 때, 고개를 들 때만 도는가
● 한 번 돌면 몇 초에서 1분쯤 지나 가라앉는가
● 일어설 때마다 눈앞이 캄캄해지는가
● 귀가 먹먹하거나 소리가 함께 달라지는가
앞의 두 가지에 해당하면 자세를 바꿀 때만 짧게 도는 쪽입니다. 세 번째는 혈압 쪽, 네 번째는 귀 안쪽 다른 문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어지럼과 함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거나, 심한 두통이 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때는 기다리지 마시고 바로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그 밖에는 움직임을 줄이는 쪽이 아니라 늘리는 쪽이 방향입니다. 난간을 잡고 계단을 천천히 오르내리는 것, 벽을 짚고 서서 고개를 좌우로 돌려 보는 것부터가 균형 감각을 다시 깨우는 일입니다. 다만 어떤 동작을 어떻게 할지는 어지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니, 진단을 먼저 받고 배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출처
Regauer V, Seckler E, Müller M, Bauer P
Physical therapy interventions for older people with vertigo, dizziness and balance disorders addressing mobility and participation: a systematic review
BMC geriatrics / 2020
Kanyılmaz T, Topuz O, Ardıç FN, Alkan H, et al.
Effectiveness of conventional versus virtual reality-based vestibular rehabilitation exercises in elderly patients with dizziness: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with 6-month follow-up
Brazilian journal of otorhinolaryngology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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