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급적이면 몰아보는편이다.
방영중인 드라마는 그 다음회를 기다리는게 싫고 기다리다보면 그 감정의 틀이 소멸되기도 하고
그래서 어느날 하루 날잡아 완료된 작품을 몰아서 본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그래서 어느날 하루 날잡아 정주행을 완료했다.
우리가 정신병들에 가지고 있는 선입견은 굉장히 강력하다.
손이 칼에 베이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 약을바르건 꿰매건 외과적인 치료를 받건 말이다.
위가 아파도 마찬가지다.
정신병도 사실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병에 대한 선입견은
정말이지 무섭다. 동네에 소문이라도 나면 뒷말이 무성하다.
바꿔 생각해보자. 누가 커터칼로 일좀하다가 손을 좀 베였다고 해서 그걸뒤고 뒷말이 무성한걸 본적이 있는가?
다쳤는지... 다쳐서 괜찮은지 걱정을 해주는게 일반적인 반응이다.
그런데 정신병은 예외다.
나는 우울증 환자다. 사실 현대인 특히 한국사람들은 상당히 많은 정신병 그중에서도 우울증 환자이기도 하다.
한국인은 OECD가입국가중 우울증 환자의 비율이 1위다. 그만큼 흔한 질병이다.
손가락을 칼에 베인것만큼 그렇게 마음의 병이 생기면 그게 우울증이다.
치료받고 약먹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개선이 되는것이지만 그 선입견이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어딘가 망가진 사람 혹은 노력이 부족하거나 정신력이 약한사람이라는 사람들의 뒷말은 더욱 낙담하게 만든다.
정신병을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태반이다.
그에게 묻고싶었다. 칼에 손을 베였는데 정신력으로 낫게 할 수 있는지 말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그런 드라마다 정신병동에서 일어나는 일들 정신병 환자들이 갖게되는 많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희망에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공시생의 에피소드다.
스펙을 갖추지 못해서 그래도 공정하게 들이대볼곳은 공무원 시험이라는 그
7수생이었는지 8수생이었는지까진 기억안나지만 번번히 아깝께 떨어지던 그는
이런말을 했었다. 그 끝이 꼭 합격인지 알 수 없는데 그만두지도 그렇다고 계속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힘들다는
그였다.
그만두자니 그간 해온것이 아깝고 계속하자니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데 어떤결정을 내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사실 우리들이 항상하는 고민이다. 매몰비용의 함정이기도 하다.
그는 결국 마음의 병을 얻었고... 정신병동에 입원해 치료하고 다 나았지만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 극복하기 어려워
다시 아픈척을 하고 병원에 돌아오는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결국 최종적으로 그는 운명을 달리하는 결정을 내려버린다.
이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의 삶은 어차피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누구도 그 결과와 끝은 알 수 없다.
정말 열심히 살았고 잘되려고 모든것을 갈아넣었지만 그 결과가 꼭 기대한 결과로 돌아오는것이 아닌게 인생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좌절하고 마음의 병도 얻는다.
조현병, 공황장애, 우울증 많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어서 어쩌면 사람들이 정신병에 대해 막연히 갖고있는
선입견을 다시한번 생각하고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는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작중 간호사인 박보영이 갑자기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한뒤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에피소드는
어쩌면 좀 너무 비약이 심한게 아닌가 싶지만 이 에피소드는 말그대로 "우울증"은 그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라는것을 역셜하는 방식이라고 이해했다.
정신병동이 핑크와 하늘색이 이쁘게 칠해진 이쁜 공간이면 얼마나 좋겠냐만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마음에 감기가 지독히도 든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나로서는 전혀 남의 이야기 같지는 않았다.
나도 직접 앓기전까지는 절대로 이해못했던 부분들을 이제는 이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작품자체의 재미와 완성도는 훌륭하다고 생각치는 않는다. 범작에서 약간 나은정도?
그런데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다.
주말에 정주행할만한 작품을 찾고 있다면 조심스럽게 한번 추천해 본다.
총 12부작으로 토요일 아침부터 군것질거리와 함께 정주행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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