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라고 하는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일을 내눈으로 직관했다.
모바일의 시대다 보니 생중계로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이것은 나의 망상인가 하는 순간적인 생각도 해보았다.
묘하게도 본작 시빌워 : 분열의 시대는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과 어떤면에서는 맞닿아 있는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유전, 미드소마, 펄등같은 독특한 영화들을 제작해오던 A24의 작품이라는 소리에 개봉전부터 상당히
오랜시간 기다렸던 작품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들도 전세계 최초개봉을 한국에서 하는경우가 왕왕 있는데 시빌워 : 분열의 시대는
이상하게도 미국개봉보다도 상당히 뒤쳐져 국내개봉을 했다.
말그대로 미국 내전에 대한 내용이다.
본작에서 대통령은 헌정질서를 위반하고 독재를 강행하게되고 이에 반발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가 연합해
반란을 일으키는게 주된 내용인데.. 어딘가 한국의 현상황과 비슷하지 않은가?
본작에서 대통령은 연합군에 의해 사살당한다.
알렉스 가랜드의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이상 런닝타임내내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스크린에서 매우 오랫만에 보는 커스틴 던스트가 기자로 나온다.
대통령을 직접 인터뷰할 생각으로 목숨걸고 위험한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는데...
가끔 이런 사람들이야 말로 정말 기자라는 말을 쓸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감독의 전작중 엑스 마키나를 보고나서 영화관에서 바로 일어서지 못하고 멍때렸던 기억이 난다.
본작은 조금 다른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만약 이게 한국의 현실같지 않은 현재의 현실을 직접겪지 않았다면
그저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영화의 내용으로만 여길테지만 현재 우리의 상황을 보니 뭔가 영화만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중간부분 당신은 어떤 미국인이냐고 묻는 한 군인의 대사가 모든의문의 시작이자 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쟁은 모든것을 앗아가고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든다. 그걸 절실히 아는이들은 평화를 위해 어떤 희생과 비용도
치를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 가치를 모르는 이들은 전쟁을 입에 올리기 쉽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정말 인간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그리고 최적의 정치 시스템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것 자체가 효율적인지 그리고 지켜내기 쉬운지에 대해서 수많은 의문이 드는 즈음이다.
당장 시빌워의 대통령은 일방적이고 독선적인것으로 보인다. 영화내에서 아주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줄거리의 진행을 보면 그런 존재인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리고 막판에는 자신의 목숨만을
지킬 생각에 빠져나갈 궁리를 해보지만 돌아온것은 총알 세례였다.
우리도 민주주의를 위해 정말 많은이들이 피를 흘렸다. 누군가는 최루탄에 눈물을 훔쳤고 누군가는 고문을 받았고
누군가는 빨갱이 소리 들어가며 그렇게 일궈낸 민주주의였다.
물론, 어느날 하룻밤새 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었지만 말이다.
커스틴 던스트는 그렇게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 가며 기록을 한다.
정말 머릿속에 또아리 트는 생각은 너무나 많은데 보고나서도 복잡미묘해서 모두 글로 써내기가 힘들다.
너무 답답하고 답답하다는 생각뿐이다.
영화에 오롯이 몰입해서 보기보다는 현재의 상황과 자꾸 오버랩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중반부에 등장하는 주유소 씬에서 국가 위기 상황 혹은 국가의 무존재 상황에서 벌어지는 소요사태들
무법천지의 상황들에 대해서 비춰내는데 너무나 현실적이다.
개인적으로 12월 3일 그날 그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상황과 매우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을하니
소름이 다 끼치는데 정작 우리는 평행우주가 아닌 현실을 마주하고 있으므로 벌어지지 않은일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지 못하는일들도 매우 많은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은 각 개인의 신념과 생존을 선택하게 된다. 어떤이는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어떤이는 신념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들은 자신의 목숨도 기꺼이 버릴 준비가 되어있다.
나는 어떤 인간인가? 하는 대목에 봉착한다. 내 신념을 위해 내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
누구나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신념과 맞바꾼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지는 모두가 알만한 대목일 것이다.
시가전의 묘사는 마치 진짜 처럼 느껴질 정도로 리얼했고 그 사운드는 박진감이 넘쳤다.
한번 더 관람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스크린에 펼쳐진 그 모습들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도 있었던 모습이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아서 그런지 더욱더 긴장하며 보게되었는데
다음 관람때는 좀더 관객의 입장에서 봐야할 듯 하다.
워킹타이틀과 함께 A24의 작품들도 믿고 보게 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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