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을 설치면 다음날 기운이 없다는 것은 다들 압니다. 그런데 거꾸로도 성립하는지는 덜 알려져 있습니다. 잠을 낫게 하면 마음도 나아지는가. 그걸 무작위대조시험으로 확인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글은 새벽에 자주 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은 50대 이상, 그리고 부모님 잠자리가 걱정되는 자녀분들을 두고 씁니다.
▍ 잠을 낫게 했더니 마음이 따라왔습니다

무작위대조시험들을 모은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잠을 낫게 하는 방법을 쓴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을 견줬더니, 잠의 질이 좋아진 만큼 정신 건강도 나아졌습니다.
관찰이 아니라 무작위로 나눠 개입한 시험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잠이 나쁜 사람이 원래 마음도 힘든 것인지, 잠을 고치면 마음이 따라오는 것인지를 가릴 수 있는 설계입니다.
잠이 나쁘면 마음이 힘들고, 마음이 힘들면 잠이 또 나빠집니다. 서로 물고 물리는 고리라 어느 쪽부터 손대야 할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이 시험은 잠 쪽을 먼저 건드려도 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 「잠의 질」이 무엇인지부터

말은 흔한데 뜻이 흐릿합니다. 개념을 정리한 자료에서는 잠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 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를 네 가지로 나눠 봅니다.
● 수면 효율 -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로 잔 비율
● 수면 잠복기 - 눕고 나서 잠들기까지
● 수면 시간
●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
새벽에 자주 깨신다면 마지막 항목이 문제입니다. 시간은 채웠는데 개운하지 않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이 넷을 나눠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잠을 못 잔다」 고 하실 때 실제로 무엇이 문제인지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눕고도 한참 못 드는 분과, 금방 들지만 새벽에 깨는 분은 손봐야 할 곳이 다릅니다.
나이가 들면 깊은 잠이 줄고 자주 깨는 쪽으로 바뀝니다. 이건 병이 아니라 흔한 변화입니다. 다만 낮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그때는 들여다볼 일이 됩니다.
▍ 무엇이 잠을 흔드나

같은 자료가 꼽은 선행 요인은 세 갈래입니다.
● 몸 - 나이, 하루 리듬, 체질량지수
● 마음 - 스트레스, 불안, 우울
● 환경 - 방 온도, 텔레비전과 기기 사용
여기에 가족·사회 일정도 들어갑니다. 나이는 못 바꾸지만 방 온도와 기기는 오늘 밤에 바꿀 수 있습니다.
낮에 하는 일도 밤에 영향을 줍니다. 낮잠이 길거나 저녁에 커피를 드시면 밤에 잠들기 어려워집니다. 해가 있을 때 바깥을 걷는 것이 밤 잠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술로 잠을 청하는 분들이 계신데, 잠들기는 쉬워져도 자는 동안 자주 깨게 됩니다. 새벽에 깨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오늘 밤 하나만 바꾼다면

잠자리에서 화면을 치우는 것부터 하시면 됩니다. 앞의 정리에서 환경 요인으로 이름이 오른 것이 텔레비전과 기기입니다.
● 잘 방은 서늘하고 어둡게
● 누워서 화면을 보지 않는다
● 깨어 있는 시간이 길면 일단 일어났다가 졸릴 때 다시 눕는다
잠자리는 자는 곳으로만 쓰시는 편이 낫습니다. 침대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걱정을 하다 보면, 몸이 그 자리를 「깨어 있는 곳」 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는 시간보다 일어나는 시간을 고정하면 밤에 졸린 시간이 앞당겨집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이며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출처
Nelson KL, Davis JE, Corbett CF
Sleep quality: An evolutionary concept analysis
Nursing forum / 2022
Scott AJ, Webb TL, Martyn-St James M, Rowse G, et al.
Improving sleep quality leads to better mental health: A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Sleep medicine reviews / 2021
Schmickler JM, Blaschke S, Robbins R, Mess F
Determinants of Sleep Quality: A Cross-Sectional Study in University Students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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